이 글 속에서의 '신종 인플루엔자', '신종 플루' 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추가 질문을 덧글로 남기신다면 답변이 가능한 것들(진료가 아닌 일반적인 선에서)에 대한 답변을 덧붙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1. 아이가 신종 인플루엔자 확진이래요.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데 타미플루 꼭 먹어야 하나요?
직접 진찰한 의사의 지시에 따르도록 하십시오.
세균성 질환에 대해 사용하는 항생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세균을 직접 죽여버리는 살균제와 세균의 증식을 막는 정균제입니다. 반면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는 대부분이 증식을 막는 약제들입니다. 그러므로 바이러스 증식이 주로 이루어지는 초기에 사용하여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 증식이 둔화된 증상발현 중기 이후(일반적으로 3~4일 이후)에는 별 효과가 없습니다.
발열이 심한(섭씨 39도 이상) 증상 초기에는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호전되는 것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또는 발열 후 3~4일 지나서는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여도 증상의 호전이 별로 없습니다. 이 시기에 투약하여 좋아진다면 원래 좋아질 때가 된 것입니다.
고위험군도 아니고, 크게 힘들어하지 않는 인플루엔자 확진 환아에게 저는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투약결정은 의사의 재량입니다. 직접 진찰한 의사가 스스로의 경험과 지식을 동원하여 판단하는 부분입니다. 항바이러스제를 투약하는 것만을 놓고 옳고 그른 것을 정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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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이가 신종 인플루엔자로 확진/의심 환자로 타미플루 복용하였습니다. 다른 가족들도 먹어야 하나요?
확진/의심 환자일지라도, 고위험군도 아니고 중증의 증상도 아니라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지 않습니다.
확진/의심 환자의 가족에 대해, 증상이 없다면 검사/치료/격리를 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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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타미플루 한 번 먹으면 이 다음 독감때는 약이 안듣는다는데, 먹어도 되나요?
논문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타미플루의 내성 발현 비율은 약 8.6%로 알려져 있습니다. 내성이 생기는 것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내성이 생기는 것이지 인체 자체에 내성이 생기는 게 아닙니다.
내가 타미플루를 먹어서 다음 독감 때 타미플루의 효과가 없는 게 아니라, 타미플루에 내성이 생긴 인플루엔자 종류에 감염되면 효과가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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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이가 신플 확진이래요. 타미플루 먹고 열도 떨어지고 증상이 다 좋아졌는데, 5일분을 꼭 채워서 다 먹어야 하나요?
예. 5일분 다 투약해야 합니다.
증상이 조금 좋아졌다고 타미플루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다면, 타미플루 내성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자꾸 만들어내는 겁니다.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타미플루 내성의 바이러스를 선물하는 겁니다. 어렵게 만들어낸 약제를 쓸 모 없게 만드는 어리석고 위험한 행위입니다.
자신에게도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임의로 복용을 중단했다가 즉시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는 타미플루가 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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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타미플루 먹으면 면역이 생겨서 안걸린다는데 왜 예방용으로는 주지 않나요?
타미플루는 예방적 사용도 가능합니다. 치료 용량의 절반으로 10일간 복용합니다.
그 예방효과라는 것이 길게는 복용 후 6주까지 보기도 하지만, 대체로 복용하는 그 기간 뿐입니다. 그러니, 타미플루로 이 난관을 지나가겠다면 겨울이 지나 봄이 될 때까지 계속 복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리고 국가비축분의 타미플루는 예방적으로 처방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국가비축분 외의 타미플루를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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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신종플루라는데 타미플루를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안줘요. 왜 안 주지요? 나 죽는 거 아니예요?
증상이 심하지 않거나 이미 증상이 다 끝난 분 같습니다. 타미플루가 왜 필요하신가요? 보약이 아닙니다.
위에 1번부터 다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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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주일 내내 열이 안떨어져요. 신종플루면 어떻게 하지요?
정말 발열이 맞는지부터 확인할 일입니다. 섭씨 37.4도 등을 발열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상체온입니다. 미열도 아니고 정상체온입니다.
37.8도 이상이 발열이라는 기준은 직장 체온계로 측정하였을 때의 기준입니다. 고막 체온계로는 38도 이상을 발열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타당합니다.
만약 38도 이상의 체온이 1주일째라면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보다는 다른 질환이 있지 않은지 더 자세히 진찰하고 필요한 검사를 시행하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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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신종 플루 확진 받고 타미플루도 먹었어요. 열은 없는데 기침을 계속 하네요. 학교에는 언제 가도 되나요?
의미있는 전염력을 보이는 기간은 발열 2일전부터 발열이 사라진 뒤 1일 뒤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발열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일지라도 바이러스 배출정도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권장 격리기간은 증상발현시부터 7일 뒤 또는 증상 소실 후 1일 뒤 - 중 긴 날을 택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기준으로 삼는 증상은 발열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있습니다.
호흡곤란, 수면곤란, 발열 등을 동반하지 않은 오랜 잔기침은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후의 흔한 증상 중 하나입니다. 권장격리기간을 지켰다면 기침을 하더라도 학교에 가도 좋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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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학교에서는 확진 받은 날 부터 7일 아니면 타미플루 먹은 날 부터 7일 뒤에 오라는데요?
그럼 증상발현 7일째에 확진 받은 친구는 2주를 쉬고 증상 3일 째에 먹은 친구는 열흘을 쉬겠네요. 근거없는 지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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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이가 신종 인플루엔자랍니다. 저도 회사에 나가면 안되나요? 검사를 해 봐야 하나요? 타미플루도 먹어야 할까요?
위에도 적었습니다. 의심이 아니라 확진 환자의 가족일지라도 증상이 없다면 격리/검사/치료 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증상이란 발열을 말합니다.
물론 발열없는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 환자도 있지만, 이들의 경우 전염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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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왜 백신에 면역증강제 같은 것을 넣는 거지요?
다른 백신 제조와 달리 인플루엔자 백신에는 계란이 필요합니다. 결국 많은 백신을 만드려면 많은 계란이 필요므로 생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면역증강제를 사용한다면 같은 수의 계란으로 최대 4배까지 백신 생산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많은 백신을 공급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이 가능하도록 하려면 면역증강제를 사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전 인류적으로 생각하자면, 면역증강제를 사용하지 않는 백신만을 생산한다면 경제력이 약한 국가의 아이들은 전혀 예방접종을 못하게 됩니다.
면역증강제를 사용하는 경우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부작용입니다. 면역증강제를 쓰지 않은 백신에 비해 같은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조금 더 높습니다. 비교적 높다는 것이지 사용에 문제가 될 정도의 부작용이라면 면역증강제가 사용되든 사용되지 않든 발매 허가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제일 흔하고 제일 많이 발생하는 것은 주사부위 동통입니다.
현재 백신 제조에 사용되는 면역 증강제는 두 종류가 있으며 모두 10년 이상 사용되어온 것들입니다. 이번 녹십자에서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에 들어가는 면역 증강제는 저 두 종류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면역증강제는 그 '면역강화' 따위와 관련있는 게 아니라 백신으로 인한 면역능력을 극대화 시키는 물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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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아야 하나요?
접종을 하여서 얻는 이득+위험과 접종을 하지 않아서 생기는 이득+위험을 따져서 개인이 결정할 문제입니다.
신종 인플루엔자의 엄청난 전염력을 고려할 때 나나 내 아이가 과연 감염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나나 내 아이가 감염되었을 때 문제가 될 만한(고위험군) 나이이거나 질병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였을 때 일어나는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율이 얼마나 높은가?
나나 내 아이가 기존의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문제가 일어난 적은 없는가?
등등.
이번 녹십자 백신 임상시험에서 접종 후 부작용이 나타난 비율은 46.2%였으며 주사부위 통증과 피로감 외에 심각한 증상이 보고된 것은 없습니다.
이전의 사례를 살펴보자면, 새로운 인플루엔자에 대해 긴급 제조된 백신에 의한 부작용 중에서 유명한 것으로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이 집단 발생한 예가 있었습니다. 1976년 인플루엔자 백신만이 이 질병과 연관되어 있으며 그 외의 인플루엔자 백신은 이와 연관없는 것으로 결론지어졌습니다. 이번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과 관련하여 국내를 비롯 해외에서도 아직 길랑-바레 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예는 없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고려할 점들을 바탕으로 백신의 접종은 개개인이 결정해야 할 부분입니다.
불안하다면 접종을 강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100%의 안전성을 기대한다면 어떤 접종도 어떤 약물(생약이든 한약이든)에서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0.1%의 가능성이라도 나나 내 아이에게 일어난다면 100%니까요.
Risk vs. Benefit. 실과 득을 따져서 조금이라도 이로운 것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100%의 안전성, 그것은 신화 속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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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Latro님은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을 권하십니까?
저는 신종 플루 백신 접종을 권하지도 않고 말리지도 않습니다.
뇌수막염(Hib), 폐구균, DTaP, MMR 등 물량이 충분하여 원한다면 누구나 접종할 수 있고 오랜 기간 사용하여 비교적 안전성이 보장된 백신에 대해서는 접종을 권합니다. 하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의 경우 물량이 충분하지도 않고 우려하시는 대로 안전성이 충분히 보장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충분하지 않은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접종을 원하는" 사람만 접종하여도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의 접종을 저는 권하지도 말리지도 않습니다. 사실과 연관된 정보를 제공하고 본인의 의사결정에 맡길 일이라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