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이야기 무엇이 더 해로운가? - 웃지 못할 상황 2012/01/05 00:03 by latro

1. 웃자고 한 이야기인데 그게 내 이야기?

누군가가 "이러저러하면 얼마나 웃길까?" 라고 했는데 그게 내 상황인 경우, '웃지 못할 상황' 이라고 하지요? 돌아다닌 지 좀 된 그림이지요. 저게 그렇습니다. 웃자고 해 놓은 것들이지만, 우리 부모님들이 아무렇지 않게 실제로 하고 있는 것들도 있습니다. 중간쯤에 Stimulating Baby 를 보면 아이를 달래거나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TV를 틀어주고 있지요. 맨 아래칸에 보면 카시트 없이 아이를 태우는 장면도 나옵니다. 

한국에서는 아직 많은 부모들이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일들이, 다른 항목만큼 어이없고 위험하고 해로운 일이라는 거지요.



2. 울게 내버려 두면 아이에게 해롭다?

카시트 사용 여부를 점검하고 권할 때, 이유식을 잘 안먹고 몸무게가 늘지 않아 밤중수유 중단을 권할 때, 아이 훈육에 대해서 상담을 할 때 - 공통적인 걸림돌이 있습니다. '아이가 울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는 이야기지요.

"아이를 울게 내버려두지 말라." 는 육아의 철칙입니다. 하지만, "아이가 울게 두면 해롭다."와 동의어는 아닙니다. 아이가 울 때 원인을 파악하고 스킨쉽과 따뜻한 말로 달래주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저 아이가 울음을 멈추게 하는 일에 급급하다면 오히려 내버려두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를 달래는 것'과 '아이의 울음을 그치게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같은 TV 프로그램 몇 편만 보아도 아이가 우는 것을 두려워하는 양육태도가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방법들은 울게 내버려두어서 생기는 문제보다 훨씬 위험한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3. 흔히 보는 3대 위험한 광경

1) TV, 스마트폰 동영상으로 아이를 달래기
몇 초 간격으로 계속 새롭게 시각을 자극하는 동영상은 그 내용과 관계없이 중독성이 있습니다. 어리면 어릴 수록 특히 두 돌 이전의 아이들은 더 취약합니다. 새로운 자극이 잠시라도 끊기면 참을 수 없는 상태 - 이건 집중하는 게 아니고 중독입니다. 아이에게서 동영상 화면을 치웠을 때 생난리를 친다면 그건 정상이 아닙니다. 이런 아이들이 책을 읽을 수 있을까요? 읽으면서 그 내용을 찬찬히 상상할 수 있을까요? 그 무료함(다른 아이들에게는 평화로움이지만)을 견뎌낼 수 있을까요?

두 돌 전 아이에게 동영상의 해로움은 다양한 관점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아주 많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결론은 분명합니다. 시청하는 아이가 어리면 어릴 수록, 해로움은 극악하고 이로운 점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2) 카시트 없이 승차하기
아이를 안고 타는 것은 아이를 에어백으로 쓰는 일입니다. 엄마가 품에 감싸서 아이를 살렸다는 이야기는 매일 라면을 먹고 산다는 할머니나 몸에 쇠가 달라붙는 아저씨처럼 '세상에 이런 일이'에 나올 이야기입니다. 백문이불여일youtube 
<그냥 태웠을 때>  http://www.youtube.com/watch?v=HZFMmNqCvbc&feature=player_embedded  
<엄마가 안고 탈 때> http://www.youtube.com/watch?v=xU2jrQ4uunU&feature=related
<그냥 안전띠만 채웠을 때> http://www.youtube.com/watch?v=ntPksBGDgFI&feature=related


3) 땅콩, 비타민 정제, 젤리, 포도, 껌
세 돌이 안 된 아기에게 엄마의 손가락 한마디보다 작은 음식/물건은 아예 눈앞에 보이면 안됩니다. 진료실에서 보면 돌안팎의 아이들이 입에 마x쮸나 비타민이라고 정제를 물고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영유아검진에서 이런 것을 하지 않는지 확인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그만큼 흔하고 그만큼 흔하게 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100번 괜찮다가도 1번 사고가 나면 그게 대박입니다. 전공의 시절에는 한해에만 수건씩 이런 일로 대학병원에 와서 전신마취 후 내시경으로 꺼내거나, 아예 수술로 폐 일부를 절개해야 하는 경우가 매년 꼭 있었습니다.



4. 애정어린 제제는 훈육의 필수요소

위의 경우들은 대개가 아이를 달래면서 시작되는 일들입니다. 그냥 울게 놔두느니만 못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를 학대하는 것과 카시트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어린 아기들에게 동영상을 끝없이 보여주는 일 중에 무엇이 더 나쁜 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들은 그게 얼마나 해로운 지 모르기 때문에 하고 있는 일들이겠지요. 


9-10개월이 지난 아이는 버릇가르치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세상에는 울어도 내 뜻대로 안되는 게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하는 시기입니다. 아이가 떼 쓰는 게 심하다면, 스트레스가 심해서? - 를 의심하기 보다는 떼 쓸 때마다 요구를 들어주고 있지 않은지부터 되돌아보세요. 떼를 쓸 때 요구를 들어주면, 아이는 원하는 게 있을 때마다 떼를 쓸 수 밖에 없습니다. 부모의 적절한 제한없이 자라는 아이들은 오히려 공허함과 불안함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러면 우는 아이는 어떻게 달래야 할까요? 정답은 없지만 모범답안은 있습니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
존 가트맨 지음, 남은영 감수 / 한국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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